엔씨소프트 신작 '퍼즈업 아미토이' 인 게임 스크린샷. (자료=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포스트 리니지'의 첫발을 뗐다. 방향성은 잡았으나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던 상황에서 대중성을 내세운 신작을 선보였다.
넷마블이 가벼움을 앞세운 캐주얼 신작을 통해 모처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다양한 장르를 내세우며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넥슨도 호실적과 함께 국내외 게이머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신작을 선보여, 엔씨소프트의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퍼즐 신작 '퍼즈업 아미토이(이하 퍼즈업)'를 출시했다.
'퍼즈업'은 그동안 리니지 시리즈와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의 주전공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가 아닌 모바일 퍼즐 게임 신작이다.
이 게임은 3개 이상의 블록을 맞춰 퍼즐을 푸는 대중적인 3매치(3-Match) 방식의 캐주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포스트 리니지'의 첫 발걸음이기도 한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국내 MMORPG 열풍과 함께 몸집을 키우고 압도적인 수익성을 자랑했다. 지난 2020년 연간 매출액이 2조4162억원, 영업이익은 824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4.1%에 달했다. 이듬해에는 매출액은 2조3088억원, 영업이익은 3752억원으로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으나 매출은 2조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도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2조571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5590억원으로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엔씨소프트의 성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경쟁사의 모바일 MMORPG가 쏟아지고 '리니지 라이크'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기류는 엔씨소프트의 올 상반기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919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35.3% 줄었다. 영업이익도 1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8.2%가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이 2조원에 미치지 못한 1조8821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성장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 '포스트 리니지' 기조는 좋지만…수익성 난제
엔씨소프트는 캐주얼 성격의 게임 퍼즈업으로 '포스트 리니지'에 첫발을 뗐으나 실적 개선은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모바일 매출이 경쟁 심화 영향을 받고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2022년부터 신작 부재와 함께 기존 게임들의 지속되는 매출 하락 영향으로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한 이래로 이번 3분기에 역대 가장 부진한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설상가상으로 엔씨소프트의 '포스트 리니지'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난투형 대전 액션 장르 '배틀 크러쉬'는 내년 상반기 예고됐으며 엔씨소프트의 장기인 MMORPG 장르 신작 'TL'은 많은 개선점을 노출하면서 12월에나 국내 한정 서비스를 예고했다. 엔씨소프트가 TL 개발 방향을 '리니지' 스타일에서 벗어난 MMORPG로 설정한 만큼 극적인 실적 견인은 어렵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장기적인 성장 모델로 넥슨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에 확실한 수익 모델인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늘리면서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신작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다만 넥슨은 주요 수익을 내는 기존 게임의 매출이 크게 줄지 않고 있으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뚜렷한 하향세를 그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도 최근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게임 개발에 나섰지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엔씨소프트의 주요 신작 개발까지 '리니지' 시리즈가 버티는 게 핵심으로, 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