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오늘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 철수 여부를 공식화한다.(자료=연합뉴스)
LG전자가 오늘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 철수 여부를 공식화한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 하나만 남게 된다. 실질적 독점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난 2014년 팬택 철수 때보다 시장 충격은 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사업계획을 발표한다. MC사업본부는 현재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5조원 이상이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국내 스마트폰 생산 거점이던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평택공장을 정리하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라인은 국내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베트남 외에도 브라질과 중국 등 해외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적자에 원가 절감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스마트폰 판매량이 매년 줄어든 탓이다. 생산거점 이동 등을 통한 원가 절감 전략에도 LG전자 MC사업부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지난 1월부터 모바일 사업부 매각·철수를 거론해왔다. 이들이 처음 사업 재조정을 발표했던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베트남 빈그룹과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에 통매각 혹은 부분매각이 유력시됐다.
이후 협상에 진척이 없자 업계에서는 LG전자 MC사업부는 철수 외 방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완전철수를 확정 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이들은 이미 3700여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인력 재배치에도 이미 착수한 상태다. 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직 변경 희망 사업부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이사회를 통해 MC사업부 철수를 확정 발표한 이후 인력 전환배치를 본격화 할 전망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지난 2014년 팬택 철수 때보다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3개사가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팬택은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2015년에는 쏠리드에 매각되며 시장에 부활하는 듯하더니 2017년 완전 철수 수순을 밟았다.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양강 구도로 이어졌다. 베가·스카이 시리즈로 인지도가 높던 팬택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시에도 시장 충격은 적지 않았다. 이번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완전철수 발표 후에는 팬택 철수 당시와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이 예상된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 홀로 남아 독점 체제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0%, LG전자 13%였다.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고객들은 같은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도 국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운영체제 차이로 LG전자 반사이익을 누리진 못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후 삼성전자 독점 체제가 이어질 경우 시장에선 가격 인상과 AS 등 서비스 질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 경쟁이 사라진다면 소비자 선택권이 축소되고 여러 독점 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권봉석 사장, 배두용 부사장, 권영수 부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사회를 연다. 이후 스마트폰 사업의 철수를 공식화하고 기존 소비자에 대한 지원 방안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