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사진=서희건설) 얼마 전 울주군 소재 진하 지역주택조합 김태수 조합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선택을 두고 시공사 서희건설,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전 토지주 성원디앤씨 간 ‘사전결탁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진하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지난 2015년 닻을 올렸다. 사업지(선댄스레스토랑이 있던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75-9번지 일대) 진하해수욕장 백사장과 맞닿아 있어 분양에서 결과가 기대되는 현장이었다.  그해 10월 23일 진행된 주택전시홍보관 개관식에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비롯, 전속모델 한고은,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구영민 대표, 토지주 성지디앤씨 김하권 회장, 광고대행사 애드파워 천명재 대표, 김태수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당시 브랜드는 ‘울산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였고, 규모는 지하 2층~지상 32층 6개 동 총 454세대였다. 개관식 현장에는 한고은 씨 팬 사인회도 열려 홍보관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붐업이 잘 돼어 짧은 가간에 조합 설립 여건(454세대의 50% 227명 이상)을 갖추어졌고, 이듬해 봄 조합이 설립되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올 1월 조합과 시공사 서희건설 간 계약이 전면 해지됐다. 공사비 확보를 위한 중도금 대출이 진행되지 못한 게 직접적인 이유이고, 조합과 업무대행사가 PF가 어려운 서희건설의 신용등급을 확인하지 못했던 게 근본적인 이유였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조합비 160여 억 원(조합원 1인당 5000여 만 원 납부) 이 분양수수료와 광고비 등으로 모두 소진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 조합은 총회를 열어 새 시공사를 선정하고 다시 사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조합원 일부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사업 무산에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하며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 무렵 조합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진하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조합이 중심이 되어야 할 사업에 시공사가 너무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부분이 비정상적이다.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아파트 브랜드 없이 조합원을 모집하다가 조합이 만들어진 이후에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이 현장은 애초에 서희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고 한고은이라는 유명인 모델까지 현장에 찾아와 조합원 모집에 앞장 서는 등 서희가 앞에서 사업을 이끌었다.  거기에 조합의 돈을 받고(업무대행비 21억여 원) 조합 입장에서 일해야 할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가 사실상 시공사 서희건설 계열사나 마찬가지로 보이는 회사다. 실제 서희씨앤씨 구영민 대표는 직전까지 서희건설 신사업개발 부문 총괄사장이었다. 처음부터 시공사인 서희건설이 실질적인 시행 업무대행을 보면서 조합을 좌지우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사업지 거래 차익금 관여 여부다. 본 사업지는 성지디앤씨라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2015년 4월 93.5억 원에 매입한 부지다. 그 몇 개월 후,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토지주 성지디앤씨, 조합장 김태수,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시공사 서희건설로 구성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닻을 올렸다. 성공적으로 조합이 만들어졌고, 1년 뒤인 2016년 7월 조합은 185억 원에 성지디앤씨 땅을 사들였다. 시세차익은 91.5억 원이다. 이 적지 않은 금액이 오로지 성지디앤씨 수익이 되었을까? 비대위에서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전문가 A씨는 “사업 승인이 나고 착공계가 들어갈 때 시공사 컨디션을 체크해 PF를 진행하는데, 서희건설 신용으로는 금융사에서 PF를 해주지 않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조합은 그제야 시공사를 따로 선정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비대위가 생기고 갈등이 만들어진다. 업무대행사가 조합 입장에서 역할을 잘 해주어야 하는데 서희건설 관련 회사가 업무대행을 한 것은 상도덕에 어긋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개발 전문가 B씨는 “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시공사 이름을 빌려주는 것도 옳지 않지만, 서희는 먼저 이름만 걸어주고 상황 봐서 사업에 참여하든 빠지든 결정한다. 될 사업만 하니 서희는 손해 볼 게 없다. 손해를 보는 것은 조합뿐이다.”라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지난 몇 년간 아파트 시공 분야에서 자체 사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부분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을 진행했다. 지금도 ‘서희’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지가 전국에 수십 곳이다. 그 중에 실제 서희가 공사에 참여하는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손해를 보는 것도 조합, 갈등하고 싸우는 것도 조합이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지주택황제’ 뒤에 드리운 그림자 - 진하 조합장 사망 ‘사전결탁 의혹’?

조감도만 남은 울주군 진하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자살 이후 민낯 드러낸 서희건설?

박진희 기자 승인 2019.07.19 13:53 | 최종 수정 2139.02.09 00:00 의견 0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사진=서희건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사진=서희건설)

얼마 전 울주군 소재 진하 지역주택조합 김태수 조합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선택을 두고 시공사 서희건설,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전 토지주 성원디앤씨 간 ‘사전결탁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진하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지난 2015년 닻을 올렸다. 사업지(선댄스레스토랑이 있던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75-9번지 일대) 진하해수욕장 백사장과 맞닿아 있어 분양에서 결과가 기대되는 현장이었다. 

그해 10월 23일 진행된 주택전시홍보관 개관식에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비롯, 전속모델 한고은,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구영민 대표, 토지주 성지디앤씨 김하권 회장, 광고대행사 애드파워 천명재 대표, 김태수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당시 브랜드는 ‘울산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였고, 규모는 지하 2층~지상 32층 6개 동 총 454세대였다. 개관식 현장에는 한고은 씨 팬 사인회도 열려 홍보관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붐업이 잘 돼어 짧은 가간에 조합 설립 여건(454세대의 50% 227명 이상)을 갖추어졌고, 이듬해 봄 조합이 설립되었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올 1월 조합과 시공사 서희건설 간 계약이 전면 해지됐다. 공사비 확보를 위한 중도금 대출이 진행되지 못한 게 직접적인 이유이고, 조합과 업무대행사가 PF가 어려운 서희건설의 신용등급을 확인하지 못했던 게 근본적인 이유였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조합비 160여 억 원(조합원 1인당 5000여 만 원 납부) 이 분양수수료와 광고비 등으로 모두 소진된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 조합은 총회를 열어 새 시공사를 선정하고 다시 사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조합원 일부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사업 무산에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하며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 무렵 조합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진하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조합이 중심이 되어야 할 사업에 시공사가 너무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부분이 비정상적이다.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아파트 브랜드 없이 조합원을 모집하다가 조합이 만들어진 이후에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이 현장은 애초에 서희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고 한고은이라는 유명인 모델까지 현장에 찾아와 조합원 모집에 앞장 서는 등 서희가 앞에서 사업을 이끌었다. 

거기에 조합의 돈을 받고(업무대행비 21억여 원) 조합 입장에서 일해야 할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가 사실상 시공사 서희건설 계열사나 마찬가지로 보이는 회사다. 실제 서희씨앤씨 구영민 대표는 직전까지 서희건설 신사업개발 부문 총괄사장이었다. 처음부터 시공사인 서희건설이 실질적인 시행 업무대행을 보면서 조합을 좌지우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사업지 거래 차익금 관여 여부다. 본 사업지는 성지디앤씨라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2015년 4월 93.5억 원에 매입한 부지다. 그 몇 개월 후,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토지주 성지디앤씨, 조합장 김태수, 업무대행사 서희씨앤씨, 시공사 서희건설로 구성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닻을 올렸다. 성공적으로 조합이 만들어졌고, 1년 뒤인 2016년 7월 조합은 185억 원에 성지디앤씨 땅을 사들였다. 시세차익은 91.5억 원이다. 이 적지 않은 금액이 오로지 성지디앤씨 수익이 되었을까? 비대위에서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개발 전문가 A씨는 “사업 승인이 나고 착공계가 들어갈 때 시공사 컨디션을 체크해 PF를 진행하는데, 서희건설 신용으로는 금융사에서 PF를 해주지 않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조합은 그제야 시공사를 따로 선정한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비대위가 생기고 갈등이 만들어진다. 업무대행사가 조합 입장에서 역할을 잘 해주어야 하는데 서희건설 관련 회사가 업무대행을 한 것은 상도덕에 어긋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개발 전문가 B씨는 “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시공사 이름을 빌려주는 것도 옳지 않지만, 서희는 먼저 이름만 걸어주고 상황 봐서 사업에 참여하든 빠지든 결정한다. 될 사업만 하니 서희는 손해 볼 게 없다. 손해를 보는 것은 조합뿐이다.”라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지난 몇 년간 아파트 시공 분야에서 자체 사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대부분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을 진행했다. 지금도 ‘서희’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지가 전국에 수십 곳이다. 그 중에 실제 서희가 공사에 참여하는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손해를 보는 것도 조합, 갈등하고 싸우는 것도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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